2010. 2. 13.
일하다 말고 갑자기 뮤지컬을 보러 가자고 들쑤시는 쟈네 양 덕분에 갔다 옴. 설이라 완죤 할인! 설이라고 더 올려받는 ㅁㅊㄹㅌ는 각성하라!
세르반테스 / 돈 키호테 : 류정한
알돈자 : 이혜경
(나머지 캐스팅은 내일 프로그램 보고 채울 것..ㅠ.ㅠ)
역시 별 기대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갔음. 2층 뒷자리였지만 이번엔 까먹지 않고 쌍안경을 가져갔기에 배우들 얼굴까지 잘 살필 수 있어서 좋았음.
생각했던 것에 비해 무대는 돈 좀 들인 듯. 화려하진 않지만 막 움직여! 배우가 안 밀어도 움직여! ;ㅇ;(즈질즈예산 무대만 봐온 나...)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역시 맨 마지막 재판을 받으러 가는 세르반테스를 죄수들 모두가 격려하는 장면. 어쩐지 눈물이 핑 도는 장면이었다.
재미있었던 건 조카딸, 가정부, 신부님, 조카딸의 약혼자(프로그램을 회사에 놓고 왔더니 이름이 기억 안 나..ㅠ.ㅠ)가 말다툼하는 장면을 체스로 표현한 부분. 정말 기발하면서도 재미있는 장면이었다.
(뮤지컬에서 체스, 하니 몽유도원도에서 도미와 개로왕의 장기를 역시 같은 식으로 조명으로 장기판을 만들고 사람들이 덤블링을 하면서 장기말 역할을 했던 게 떠올랐음. 그러고보니 몽유도원도도 돈 많이 들인 작품인데 왜 재연을 안 하나;ㅇ;)
그리고 무서웠던 장면은 역시 알돈자가 윤간당하는 장면...ㅠ.ㅠ 그렇게 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느무 끔찍했다. 흑흑
전반적으로 노래가 매우 좋았음. 한두곡만 기억에 남은 모짜르트에 비해 이쪽은 곡들 전체가 마음에 들었으니 역시 이쪽이 더 내 맘엔 든 듯.
류정한 씨라고 들었을 때, 응? 돈 키호테는 말라깽이 할배 아냐? 했더니, 세르반테스가 돈 키호테를 연기하는 거였구나. 그렇다면야 뭐. 하고 보니 풍채 좋은 돈 키호테도 용납이 되었음.
류정한 씨 노래는 뭐, 더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풍부하고 깊이 있는 안정적인 중저음이라 아주 좋았다. 뭐, 돈 키호테 치고는 많이 정정했지만, 비록 늙었어도 그 정신 만큼은 눈동자에 불이 이글거릴 정도로 정정했던 할배니까. ^^
하지만 주연뿐 아니라 조연분들의 연기나 노래도 다들 탁월했다.
특히 산초! 아니 어디서 저렇게 꼭 산초같은 분을 구해왔대? 이리 봐도 산초, 저리 봐도 산초가 아닌가! <좋으니까> 이곡 정말 어찌나 사랑스럽고 새초롬하게 부르시는지, 내가 막 다 부끄럽더라능! ㅋㅋ
조카딸과 가정부, 신부님 셋이서 부르는 <그분의 생각뿐> 이곡도 완전 좋았다. 캐릭터를 잘 살리고, 그러면서도 전혀 다른 타입의 세 목소리가 화음도 어찌나 딱딱 잘 맞는지.
노새끌이들이 부르는 <새야 작은 새야>, 이 노래도 정말 좋았다. 비록 뒷부분에서 나올 때를 생각하면 좀 많이 무섭지만, 그래도 노래 자체는 정말 어찌나 아름다운지, 부르는 분들 목소리도 완전 맑고 온화해서, 그 장면과의 갭이 더더욱 무서운 듯하다...ㅜ.ㅜ
마지막으로 언급하자면, 이혜경님의 알돈자는, 좀 기대에 못 미쳤음.
목 상태가 안 좋으신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것보다도 이 작품과는 발성이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음.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 마리아 하신 걸 봤을 땐 참 좋았는데, 성악적인 발성보다는 좀더 락스타일?의 발성이 필요한 이 곡하고는 별로 안 어울렸던 듯.
모짜르트에서 난넬만 튀었던 것처럼, 라만차에서는 알돈자만 튀어서 좀...ㅠ.ㅠ
근데 아직도 이해가 안 가는 부분.
그렇게 심한 꼴을 당해놓고 알돈자는 왜 마지막에 돈 키호테를 찾아간 걸까? 영감님이 아프다는 소식이 거기까지 전해진 것만도 놀랍지만, 알돈자는 그 사람 소문조차 듣고 싶지 않았을 것 같은데. 모르겠다. 그래도 알돈자는 둘시네아가 되고 싶었던 걸까? 알돈자의 마음 속에서는 모든 게 다 정리가 된 걸까? 원망 없이 절망 없이, 이룰 수 없는 꿈이라도?
잘 모르겠다.
덧. OST를 아무 생각 없이 샀는데, 조승우/정승화 씨 버전.
흙...ㅠ.ㅠ 류정한 씨 버전은 다 팔렸단다. 뭐 이거라도 없는 것보단 낫지만
역시 OST는 본 공연 버전이 젤루 좋은데. 하긴 뭐 국내 라인을 팔아주는 것만도 감지덕지지...ㅠ.ㅠ
근데 조승우씨 버전에서는 슬픈 얼굴의 기사였구나. 이번엔 슬픈 수염의 기사였는데. ㅋㅋ
덧의 덧. 갑자기 이렇게 미친듯이 리뷰를 올리는 건, 일하기 싫어서만은 아니야... 정말 아니야... 정말? ;ㅇ; 알바 언제 다 해...ㅠ.ㅠ
2008. 9. 28
에 본 공연을, 리뷰를 안 썼다는 걸 이제야 깨닫고 뒤늦게 쓰는 리뷰.ㅠ.ㅠ
제때 제때 좀 하자.(아니 근데 난 이걸 진짜 쓴 줄로만 알았는데... 이상하네. 왜 없지?;ㅇ;)
쯔쉔이 남편한테 휴가받아 모처럼 무디와 함께 셋이서 오붓하게 즐긴 공연.
햄릿 : 임태경
클라우디스 : 이정렬
폴로니어스 : 남경읍
레어티스 : 김승대
오필리어 : 전효은
별 기대 없이, 그냥 이지훈 씨 공연만 피해서 잡아달라고 한 공연이었는데,
완전 완전 만족스러웠음.
락으로 재해석한 현대적인 느낌도 괜찮았고, 좁은 무대의 활용도 썩 좋았음. 특히 스테인드 글라스를 이용해 옛날 이야기 하듯 전왕과 왕비, 현왕의 삼각 관계에 대해 설명한 부분이 참 좋았고(근데 스테인드 글라스 동화라, 어쩐지 도키메키 GS1이 막 떠오르고 ㅋㅋ) 거트루트가 삼면경에 둘러싸이는 부분도 압도적이었음.
무엇보다도, 오필리어가 자살하는 부분. 정말 환상적이었음. 얼굴이 조막만한 오필리아가 해사한 신부복장으로 활짝 웃으며 빛과 함께 뛰어내리는데 정말... 너무너무 예쁘고 처연해서 눈물이..ㅠ.ㅠ
오필리어보다 헬레나가 노래를 더 잘했는데, 워낙 오필리어가 오필리어답게? 생겨서, 역시 사람은 예뻐야 주인공을 하는 건가! 하고 좀 울부짖었음. 그러나 사실 드라마틱한 헬레나보다 오필리어는 리릭이 맞았던 듯.
물론 노래 이야기를 하자면, 거트루트의 서지영 님도 완전 좋으셨지. 깊이있고 파워풀하고. 클라우디스와의 듀엣곡, 내 평생 당신을 기다렸어, 참 좋았음.
김승대님은 아주 훤칠한데 흰옷을 입혀놓으니 더욱 빛이 나더라능. 게다가 연기가 좋아서, 오필리아 죽는데 막 내 가슴이 다 미어지더라능.ㅠ.ㅠ 하지만 목소리는 좋은데 음정은 약간 불안한 듯? ㅋㅋ
빼놓을 수 없는 주인공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솔직히, 불의 검 이후로, 임태경 씨에 대해 대한 인상은 노래는 천상의 소리, 연기는..........ㅠ.ㅠ였는데, 이번 공연 보고 완전히 바뀌었음.
물론 햄릿이라는 역 자체가 섬세한 느낌의 임태경 씨와 워낙 잘 맞기도 했지만, 연기가 정말 많이 늘었다. 불의 검 때는 노래를 봐서 참는다, 수준이었는데, 아뉘 이거슨 아주 기냥 지대로 된 연기가 아닌가!
감수성 예민하고 고뇌하는 왕자 햄릿에 아주 잘 어울렸다. 물론 노래 실력은 여전하고.^^
아뉘 그런데 대체 고뇌하는 햄릿에서 왜 갑자기 막 웃통을 훌떡 벗고 난리래? 무슨 눈요기 하는 것도 아니고...... 하고 입으로 투덜대면서 눈은 +.+
ㅋㅋ 아뉘 태경님 언제 이리 몸이 실해지셨냐긔. 갸녈가녈 하늘하늘 하던 몸에 쪼꼬렛이! ㅋㅋ 이거 하느라 운동깨나 하셨을 듯. 쓰읍~ 좋구나...
약방의 감초로 일인 이역을 맡아 열연하신 남경읍 씨야 뭐, 두말하면 잔소리일 지경이고.
곡 중에는 러브송인 Let's rise above this warld보다, 오히려 To a nunnery, Go가 더 맘에 들었음. 아니 뭐, 내가 딱히 솔로부대라서 그런 건 아니라니까. 정말이라고. ㅋㅋ
그러고보니 뮤지컬을 거의 안 보는 것 치고는, 본 것 중 임태경 씨 공연이 상당히 많네. 나 임태경 씨 팬인가...;ㅇ;
아니, 뭐 그렇게 치면 류정한 씨 공연도 횟수로 치면 임태경 씨 공연 못지 않은데.
음... 그럼 역시 난 외모? 나 미하? ;ㅇ;
어쨌거나 난 낼 임짜르트 보러 간다. 음홧홧홧!!!
덧. 이걸 쓰는 시점에서, 당신이 잠든 사이에도 리뷰를 안 썼다는 사실을 깨달음. 근데, 이건 누구랑 봤지? 난 왜 기억이 안 나! ㅠ.ㅠ
덧의 덧. 리뷰 쓰느라 찾아보다가, 이거 OST를 아주 아주 뒤늦게, 그러니까 2009년 2월 경에 만들어 팔았다는 사실을 그야말로 뒤늦게 알게 됨. 근데 이제 안 팔아. 이런! 뷁!!! 만들 거면 제때 제때 만들어서 팔아야 할 거 아니냐긔! 젠장...ㅠ.ㅠ 웨 나한테 안 팔아! 내가 사겠다는데!
우리나라 뮤지컬 업계는 각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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