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번도 못 본 옵화, 드디어 10개월만에 옵화 보러 출발.
처음 일본 올 때는 일주일 전부터 짐 싸고 두근두근했는데 이젠 뭐 만사 귀찮고 별 감개도 없고.
어제 새벽 3시까지 짐도 안 싸고 딩굴면서 짐싸기 싫어, 일하기 싫어, 카드 쓰기 싫어 하고 울부짖다 아침에야 부랴부랴 짐싸서 출발.
호텔은 평소의 이케부쿠로 테아도르가 아니라 공연장에 비교적 가까운 (그리고 가격도 절반인!) 고탄다의 위클리맨션.
가격이 싼지라 숙박 중 청소는 안 해주고 데스크 영업시간도 정해져있지만 대신 타월은 요청하면 언제라도 받을 수 있고 내부에서 식사를 해먹을 수도 있음. 뭐 그래도 평소의 오덕쇼핑을 생각하면 이케부쿠로가 편하지만.
아, 가장 좋은 점은 모스버거가 가깝다는 점. ㅋㅋ
호텔에 3시 반에 도착, 화장을 끝내니 4시 반. 생각보다 준비가 일찍 끝나서 침대에서 딩굴딩굴하다가 5시에 나서서 모스버거에서 페어 중인
100%북해도산 치즈, 버섯과 근채류가 든 치즈버거를 꿀꺽 해치우고 하마마츠쵸를 거쳐 공연장 은하극장으로.
은하극장 엘리베이터. 예뻐서 한 장.
일단 입구에서 선물을 맡기고 팜플렛을 산 후 좌석에 착석.
좌석은 1층 N-29. 거의 맨 뒤쪽이지만 소극장이라 무대는 가까움.
잠시 후 불이 꺼지고... 극 시작.
less.. 내용은 영력해결사 란토우(모리타)가 모 백화점의 <우는 마네킨>을 처분해달라는 의뢰를 받는 것으로 시작.
약해빠진 오니를 조수로 둔 영능해결사 란토우는 완전 잘나가는 카리스마 영능력자 유게노 진쿄우(히로킹)이 가끔 일을 넘겨주는 덕분에 간신히 먹고 사는, 빚투성이의 가난뱅이.
이날도 진쿄우에게 들어온 의뢰 중 만만해보이는 우는 마네킹 처분 일을 넘겨받아 처리하러 간 란토우. 마네킨이 백화점의 비리 때문에 울고있다는 걸 알고 의뢰주인 칸자키 타카코 과장에게 그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마네킹을 말하고 움직일 수 있게 했다가, 마네킹이 있던 창고에 강력한 원령이 있는 걸 알게 된다.
원령의 정체는 15년 전 백화점의 비리를 밝히려다 살해당했지만 자살로 처리된 백화점 직원 미유키. 알고보니 미유키는 의뢰주인 타카코와 입사 동기로, 둘도 없는 절친이었으며, 20년 전 입사 첫해 마네킨 하나에를 활용, 크리스마스 페어를 성공시켰지만 그 후 부서가 바뀌고 백화점의 부정을 알게 되면서 이를 밝히기 위해 애쓰다 죽은 것. 그러나 타카코는 미유키의 죽음 이후로 두려워져서 비리를 못본척하기로 한 것이다.
한편 5년 전 처음으로 백화점 지하에 원령이 나타났을 때 이를 강제로 봉인했던 것이 심령회사 팬텀 뱅크.
팬텀 뱅크의 사장 스메라기 하루키(미키상)는 원래 잘나가는 천재 트레이더였으나 머니게임에 질려 있던 중 한때는 소년초능력자로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으나 초능력 붐이 지나가자 버려진 소년 이가라시 와타루를 만나면서 심령회사 팬텀 뱅크를 차린다. 그러나 사실 스메라기는 영력이 손톱만큼도 없는 사람조차 볼 수 있는 강력한 원령조차도 보지 못하는, 허상을 볼 수 없는 체질.
어쨌거나, 란토우들은 미유키의 원령이 백화점의 비리 때문에 분노한 거라 생각하고 미유키를 달래려 하지만, 알고 보니 그저 미유키는 친구인 타카코가 자신을 못 본 척하는 것이 외로워서 원령이 된 것뿐...ㅡ.ㅡ;;
마네킨 하나에와 타카코, 미유키 셋이 예전의 즐거웠던 시간을 함께 추억한 후 미유키는 성불하고, 하나에는 다시 마네킨이 되고, 타카코는 백화점의 비리를 자수하기로 한다.
그리고 어릴 적 뛰어난 능력을 가진 것 때문에 주목당하고 버려진 삐뚤어진 소년 와타루도 스메라기 덕분에 올바로 선다.
사건 해결 후, 빚쟁이들을 피해 여행을 떠나려던 란토우는 스메라기가 그 빚을 다 인수하는 바람에 결국 팬텀 뱅크의 일원이 되게 된다는 이야기.
에브리바디 해피, 메데타시 메데타시! ㅋㅋ
옵화는 검정에 가까운 청회색 양복에 길다란 자주색 벨벳 머플러를 두르고 나오심. 흑흑 역시 늠늠 멋진 옵화.
옵화가 등장하신 순간, 갑자기 아, 내가 옵화 보러 일본에 왔구나 하는 게 실감이 팍 나면서 오길 잘했구나 하는 밀물같은 감동이...ㅠ.ㅠ
연극은 재미있었고, 옵화는 멋졌고, 더불어 역시 뮤지컬을 해서인지 발성이 탁월한 히로킹도 멋졌음.
뭐, 새빨간 벨벳이며 실켓 정장은 좀 뜨악하긴 했지만 히로킹 워낙 키 크고 핸섬하다 보니 그래도 멋졌음. ㅋㅋ
모리타는... 뭐,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발음 많이 좋아졌긔. 몇 번 안 씹었긔. 관심이 없어서 이걸로 모리타 감상은 끗.
마네킨 언니가 완전 멋져서 얼굴도 스타일도 움직임도 진짜 마네킨 같아서 감탄. 타카코 한 분과 인면견을 한 분의 연기가 매우 훌륭했고, 미유키를 한 분은... 연기가 좀 안습이었심. 아이돌이냐..ㅡ.ㅡ;;
하여간 걱정했던 것보다 미키상의 비중이 꽤 높았고,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재미있었음.
완전 재미있었던 장면은 자위대에서 생체실험을 했다는 소문의 공장? 같은 곳을 매입하러 간 스메라기가 유령들에게 총에 맞고 칼에 찔리고 베이고 하면서도 그 사실을 모른 채 막 움직였던 부분. 박자가 딱딱 맞는 움직임들이 멋졌다.
내년의 재공도 보고싶지만 무리. 이건 완전 포기. ㅋㅋ
신주쿠로 가서 해터님께 오미야게를 전달 후, 호텔로 귀가. 늘 그렇듯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잔뜩 쓸어씸.
미도링이 썼던 핫밀크 입욕제를 사봤는데 실망...ㅠ.ㅠ 뭐야 우유가 아니잖아...
그래서 이젠 오뎅과 츄하이를 먹어야 하므로 이만...
PS. 아무리 금요일 밤이라지만, 공중파에서 하는 드라마에서 너무나 아무렇지도 않게 상반신 누드가 계속 나와서 깜놀. 게다가 오구치 켄고군이! 호곡. 원작이 성인 만화인 듯한 호스티스 드라마 죠오... 무섭다... 여긴 일본이구나...
재연 결정 찌라시.
이 포스터를 보고 그래도 생각만큼 미키상의 비중이 적진 않겠구나 하고 안심하여씀.
흑흑... 마감 아수라장 때매 근 이주만에야 후기 달성..ㅠ.ㅠ 다까먹었자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