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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그 '하야미상' - 해당되는 글 6건
추웠지만 관광 잘 하고 나오니 이번엔 점심 식사를 할 시간입니다.
버스로 이동한 곳은 커다란 전형적인 전통 식당. 말 그대로, 사원여행용 장소같습니다^^;
신을 벗고 들어가서 마룻바닥으로 된 커다란 방으로 안내받았는데, 앞에는 공연용...ㅡ.ㅡ;; (또는 장기자랑용) 무대가 마련되어 있고 그 앞으로 쭈욱~ 상들이 늘어져 있더군요. 기모노를 입은 드라마에 나올 것 같은 전형적인 여주인이 미소로 맞아주고요^^
자리는 무작위순으로 마구 섞여 있는데 각자 이름이 찬합 위에 붙어 있었어요. 다행히 저와 D님은 옆자리. 배려해주신 모양입니다^^

사실 디너쇼의 식사는 고급일 거라 생각했지만 여행의 식사는 기대하지 않았어요. 도시락이거나 아니면 그냥 관광식당일 거라 생각했거든요.
우우 그런데 찬합을 열어보니 이것이 초호화더군요. 먹어보니 맛도 끝내줍니다.
모양도 화려하고 맛도 있고>.< 단, 모양과 맛은 달랐어요. 달게 생긴 것은 짭잘하고, 짠 거겠거니 먹으면 달고...^^; 연근 모양으로 된 것은 곤약이고. 달거니 한 계란말이는 짭잘하고, 짜거니 생각한 멸치조림은 달고, 떡인가 한 것은 호박, 어묵인가 한 것은 떡...^^; 그래도 너무 맛있어서 저는 멸치만 빼곤^^; 모두 남김없이 다 먹었어요. 특히 콩종류를 모두 싫어하는데도 두부가 너무나 맛있어서 감탄했습니다. 교토의 두부가 유명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정말 맛나더군요^^


식사가 끝나고 토크 타임 준비를 기다리는 동안 옆자리 아가씨가 말을 걸어옵니다. 아까부터 말을 걸고싶은 눈치였지만 제가 워낙 먹는 데 급급했더니, 실례가 아니면 말 좀 해도 되겠냐고 정식으로....ㅡ.ㅡ;;
아시다시피, 제가 일맹이잖애요. 옆에 앉은 D님을 끌어들여 대화를 시작했습니다만, 다행히도 우리의 대화는 내용이 뻔했던지라 무난하게 대화 비스무리한 것을 이끌어갈 수 있었어요^^

역시 일부러 온 거냐, 대단하다, 뭐 이런 이야기로 시작해서, 제가 한국에도 하야미상의 팬이 무지무지 많다고 하니까 무척 놀라면서 기뻐하더군요^^ 한국에는 하야미상의 작품이 방송된 게 있냐고 물어오는데... 아니 다 더빙인데 알 게 뭡니까...ㅡ.ㅡ;; 기억이 안 나는 가운데 다행히 D님이 트라이건 이야기를 하셨습니다만. 후후훗 우리 여기 온 김에 바리바리 드라마시디며 디비디 사서 파산이라는 이야기도 하셨지요. 우리 여기 오려고 두달치 페이를 갖다부었다고 하니 그녀 매우 놀라고 감탄한 모양입니다. 그러더니 자기들도 저금한다고 하더라구요. 바로... 그 아가씨 복장을 위해서!!!;ㅇ;
매년 오면서 다른 사람들 하고 오는 것을 보면 <질수 없어!>란 생각이 든다고 하는군요. 과연. 게다가 하야미상께서 그렇게 패션 체크! 같은 것을 하시면 정말 한번이라도 그 눈길을 끌기 위해 투자하는 건 당연한 마음 아니겠습니까. 추위에 진 제 비겁한 마음의 안일함에 다시 한번 묵념. 그녀 제게도 저금하라고 하더군요. 흑흑 과연, 제 복장은 참으로....ㅡ.ㅡ;;우우 정말 내년엔 돈 모아서 한복이라도 한 벌 맞춰 입고 와야겠어요;ㅇ;

그래도 어제 하야미상이랑 눈 마주친 것도 자랑하고, 후훗 말 그대로 죽어도 좋아, 하고 생각했다고 했더니 그녀 박장대소하며 동감하더군요.
어떤 캐릭으로 좋아하게 되었냐고 묻길래 난조 코지라고 했더니 어제 하야미상꼐서 코지의 보컬을 불러주셔서 너무 기뻤지 않냐고 함께 기뻐해주었습니다. 음, 말을 이끌어나가는 걸로 보아서 상당히 연륜있는 팬인 것 같았어요. 외국인인 저에게 계속 화제를 맞춰주고 신경을 써준다는 느낌이었거든요.^^ 하여간 한참 그렇게 서로 열을 올리면서 팬심을 불태우고 있는데, 아앗 드디어 토크타임이 시작하는 모양입니다!


처음엔 하야미상께서 의자에 앉았다가 멤버 소개를 하시면서 멤버들이 방석을 갖고 오니까 함께 내려와서 정좌를 하고 앉으셨어요. 멤버들 인사하고, 잠시 질문도 받고, 키보드 주자의 빡빡밀은 머리도 보고^^; 하지만 뭐, 멤버들보단 하야미상에 관심이 있기에, 멤버들은 잠시 후 도로 들어갔어요. (하야미상, 정좌로 두 시간쯤은 끄떡없다고 하시더군요. 대단하십니다.^^)


토크 타임의 주제인 아까 버스에서 작성한 질문지를 모은 것을 팬클럽 언니가 하야미상께 전달했습니다.

첫번째 질문은 최근 즐기시는 술은? 이었습니다^^;
하야미상은 원래 맥주를 좋아하십니다만(프로필상으로요) 최근엔 치즈 퐁듀에 빠져서 한동안 줄창 와인만 드셨나봐요.(아아 고져스. 너무 잘 어울리십니다!) 그러다가 바꿔야겠다 싶어서 쌀소주를 또 드신 모양입니다만, 그쪽은 도수가 세서 좀 별로이신 모양. (그 순간 다들 에에~ 하고 불신의 목소리를...) 하지만 샴페인도 역시 좋아하신답니다.^^

다음 질문은 어제 디너쇼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
하지만, 디너쇼의 일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으신대요. 리허설이나 연습했던 것들만 생각나고, 디너쇼 당일은 정신이 하나도 없이 꿈결처럼 지나갔다고. 네, 이해가 되는 말씀이지요^^ 공연 당일은 원래 몰두하다 보면 아무 생각도 안 나는 법이 아닙니까. 그저, 어제 신은 신이 굽이 상당히 높았는데 평소와 발딛는 위치가 달라서 그것이 무척 신경이 쓰였다고 하시더군요^^

저는 처음엔 다 읽어주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시간상, 몇 가지만 골라서 대답을 해주시는 모양이에요. 질문지는 일단 운영진이 한번 추린 모양입니다만 그 중에서 하야미상이 대략 넘기시면서 어떤 것은 건너뛰고 어떤 것은 읽어주시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역시 저희를 배려해주신 모양, 저희 질문은 읽어주시더군요^^

D님의 질문을 먼저 읽으셨습니다. <하야미상, 고져스란 무엇입니까?>
순간 장내는 박장대소. 흐흐흐흐 D님, 어쩌면 그렇게 멋진 질문을!
하야미상도 한참 웃으셨지만 매우 성실하게 대답해주셨습니다.
음 이부분은 D님의 포스트를 인용하지요.(허락 없이!!;ㅇ;)

고져스란 일본어로 하면 호화라는 뜻이다, 좋은 음악을 듣는다든지 해서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다, 그러니 여러분들은 지금 고져스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라는 말씀이셨죠. 그러고는, 이렇게 하면 주위에서 이상하게 볼지도 모르겠지만, 하고 웃으시면서 이름에 고져스를 붙여보라고 하시더군요.
(인용 프롬 D님 블로그)

아아 멋지지 않습니까? 네, 정말 고져스한 시간이었어요. 정말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느낌.
아아 고져스한 나. 앞으로 저를 고져스칼리라고 불러주세요>.<

다음 질문은 제것일 거라고 내심 예상하고 있었어요. 꺄하하하 억울하면 외국팬 하시오!
앞자리 아가씨가 돌아보더니 축하한다고 하더군요^^

제가 한 질문은 (아아 쓰려니 쬐끔 부끄럽다*-.-*)
<하야미상, 줄리어스와 닥터 하야미 중 어느쪽의 캐릭터가 더 좋으십니까?>
역시 좌중 폭소. 하야미상도 이건, 이건 하고 웃으셨습니다.
꺄하하하 네, 이거 전부터 무척 궁금했었어요.
시오자와상의 히토리모노가타리에도 그런 질문이 있었습니다. 이아손과 R군, 어느쪽이 좋으시냐고요. 시오자와상 조금 난처한 듯하시더니, 아아 이아손은 여자를 좋아하지 않으니까... 쬐금 곤란하지 않을까, 역시 밥을 맛있게 먹는 R군이 되고 싶습니다, 라고 답하셨습니다만,

네, 하야미상께선 이렇게 답하셨습니다.
줄리어스도 좋지만, (네 이부분에서 이미 결론 추측 가능) 닥터 하야미도 여러모로 즐겁다시는군요.
뭐랄까, 성격 자체가 전혀 다른 캐릭인데(라고 말씀하시곤 잠시 난처하신 듯 머뭇) 어느 쪽을 선택하긴 곤란하지만,
닥터 하야미 같은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발산해주고 마음을 풀어줘야 또 줄리어스로 있을 수 있다고 하십니다.
마무리로, 그저 표현 방식이 다를 뿐이지 사실은 같은 한 사람이라고 하셨습니다만,
결국 뭐 결론은 닥터 하야미가 더 좋으신 거죠 뭐>.<
그럴 줄 알았답니다. 좋아하지 않고서야 직접 그런 프로젝트를 만드실 리가 없겠지요.
아아 제가 좋아하는 분들은 어쩌면 다들 이렇게 망가지는 걸 즐거워하실까요>.<
하여간 제가 적은 질문을 정성껏 답해 주셔서 너무 기뻤습니다. 궁금증도 해결되었고. (사실 질문지 읽으면서 또 한번 이름 불러주신 것이 기뻐서^^;)

그 다음엔 결혼기념일인데 하야미상은 어떤 식으로 축하하셨는지 조언을 구한다든가, 결혼 예정인데 거기에 대한 조언을 부탁하는 의외로 매우 개인적인 질문들도 있었습니다.
사실 아까 질문지 밑에 한국의 팬에 대한 말을 쓸까 하다가 저는 하야미상이 직접 읽어주실 줄은 모르고 아마 운영진이 정리해서 전달할 거라고 생각했기에 안 썼는데 조금 후회했어요.

기억에 남는 질문은 - 이 질문은 몇 명이나 있었나봅니다 - 남편이, 디너쇼도 쇼여행도 이해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이해시켜야 할까요? 하는 질문.
하야미상, 웃으시더니 여기 결혼한 분들도 많이 와 계시니 나한테 물을 것이 아니라 선배들한테 물으라고 하시더군요. 그러더니 부부 동반으로 참석하신 남편분께 물으십니다.
팬을 대상으로 하는 매우 개인적인 이벤트인데 어땠는지, 불편하진 않았는지. 물론 그 남편분은 괜찮았다고, 좋았다고 하시더군요.(아우 부러워라) 하야미상, 팬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라 팬들에게 하야미상의 애정을 마구마구 전달하는 게 목적이라면서, 웃으시더니 남편들 데리고 오면 남편들에게도 애정을 마구마구 드리겠다고... 꺄하하하 다들 뒤집어지고 다메~~ 하면서 소리치고 난리났었어요. 하야미상 막 웃으시면서 왜, 남편들에게 하야미상의 사랑을 드리면 왜 안 되냐고, 같이 받으라고. 흐흐흐

하여간 생각보다 시간이 늦어져서 일정을 당겨야 했기에 토크타임은 이쯤으로 하고, 추첨 선물시간이 있었어요.
3등 세 명은 어제 디너쇼의 팜플렛에 하야미상의 사인. 2등 두 명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방울...ㅡ.ㅡ;;(아마 손에 끼고 흔드는 타악기의 일종인 듯)과 사인. 1등은...;ㅇ; 어제 제가 사진찍은 거대한 포스터에 사인!!!
뭐, 물론 추첨운은 좋지 않기 때문에 저는 남들 사인 받고 악수하는 것만 손가락 물고 부럽게 바라보았습니다;ㅇ;
무슨무슨 館이라 불러야 적합할 듯한 그 식당을 나와 버스에 타니 여주인과 종업원은 눈발 가운데도 다리까지 나와서 90도로 절을 하며 배웅하더군요. 하야미상은 다리 너머의 밴에 타셨는데, 아앗 저 유리창 너머로 희미하게 하야미상이 보입니다. 눈만 안 내렸으면 더 잘 보였을 텐데 말이에요. 다들 유리창에 다닥다닥 붙은 게 보이셨는지 손을 흔들어주시기에 저희도 뒷유리창에 붙은 채로 소심하게 손을 흔들어 봅니다.


아쉬운 자리는 끝나고 마지막 일정인 下鴨神社에 갈 시간이었어요.
우우 신사 입구에 도착해서는 마지막이라서 그런지 그냥 입구에서 인사하지 않고 인사말을 조금 하십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참석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날이 추웠지만 즐거운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아아 헤어지기 싫어요;ㅇ;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사람들은 하나둘씩 미련이 가득한 발길을 신사 안으로 돌렸습니다.
D님과 손 꼭 붙잡고(사실 추워서) 미적거리고 있다가 마지막이니까 악수를 청하면 해주시지 않을까 하고 주춤주춤 앞으로 나갔습니다.
마침 앞사람이 먼저 악수를 청하니까 해주시더군요. 아아 잘 됐다!
그래서 먼저 D님이 악수하시고 네, 저도 악수했습니다. 사실 이런 저런 하고 싶은 말은 많았는데, 용기가 안 나더군요;ㅇ; 뒤에 줄도 서 있고... 그냥 아리가또 고자이마스밖에 못했어요;ㅇ;
근데요, 손이 정말 애기손 같았어요. 보들보들 말랑말랑...
제 손은 추위로 터서 거칠거칠한데, 아아 그 손이 어찌나 따뜻하고 말랑말랑한지 그 촉감은 영영 잊지 못할 거예요. 흑흑(그래도 손은 씻었지만.)
(문 안쪽에서 아까 점심때 옆에 앉은 아가씨가 악수했냐고 물어보더니 했다고 하니 활짝 웃으면서 잘됐다고 함께 기뻐해줬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오오쿠보상. 어떻게 기억하냐 하면, 대뜸 옆의 이름표를 봤을때 앗 오오츠카상의 오오에 모리쿠보상의 쿠보다! 하고 생각했었단^^;)


악수하고 나서도 문간에 서서 우리는 하야미상이 다른 사람들과 악수도 하고, 선물도 받아주시고 인사한 후 저 담벼락을 따라 휘적휘적 걸어가시는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았습니다.
아아 고적한 겨울 담벼락 옆으로 걸어가는 그 모습이 어찌나 근사하신지.
부디 건강하시고 열심히 활동해 주시길. 그리고 내년에도 다시 뵐 수 있기를...


하야미상이 안 보일 때까지 배웅한 후 신사 안으로 들어와서 둘러보았습니다만, 뭐 사실 이미 저희에게 여행은 끝난 거나 다름없었기에 별 관심 없었어요.
남의 나라 신사, 별다를 것도 없고, 그저 저희 머릿속에는 하야미상의 목소리의 여운만 남아있을 뿐.


버스를 타고 호텔로 돌아오기까진 또 한참 걸렸습니다. 잠시 하야미상 덕분에 차렸던 정신은 다시 헤롱헤롱 별나라로. 여행사 언니의 말을 듣는둥 마는둥 정신이 있는둥 마는둥.
하여간 정신을 차리니 어느새 교토역입니다. 아아 이렇게 끝나고 마는군요.
팬클럽 언니에게 수고하셨다고 인사를 하고 버스에서 내려서 교토 역으로 들어섰습니다.
이미 기력을 탕진했기에 맥도날드에 들어가 따끈한 커피 한잔과 함께 남은 시간의 일정을 짜보았지만, 뭐 사실 이미 둘 다 별로 의욕은 없었어요^^;

그래도 정말정말 보람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답니다^^
아픈 것도, 들인 돈도, 피같은 휴가도 전혀 아깝지 않은, 아아 제 스스로에게 준 선물(좀 많아요ㅡ.ㅡ;;) 중 가장 근사한 선물이었던 것 같아요.

몇날 며칠동안 하야미상의 보컬만 쭈욱 들었답니다. 아아 라이브만은 못했지만 말이에요.

열심히 일해서, 내년에도 꼭 가고야 말렵니다. 여러분, 우리 내년엔 우르르 함께 몰려가서 한국에도 쇼사마의 팬이 잔뜩 있다고 어필해요!!!


긴 후기 읽느라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사실, 좀더 많은 것을 적고 싶었는데, 바로 안 쓰고 미뤄뒀더니 어느새 제 머리가 반란을 일으키는군요^^; 이런 건 원래 바로바로 적어야 했는데. ;ㅇ;
하긴 생각나는 것만 적었어도 양이 장난이 아닙니다만^^;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일맹이라, 위에 적은 것들은 상당 부분 사실과 다를 수도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내년의 디너쇼를 기다리기 전에 일어공부부터 좀 해야...^^;


덧. 디너쇼 내년 일정이 잡혔고 4월의 닥터하야미 이벤트도 일정이 나왔더군요. 하야미상에 세키토시상에, 켄유상에.... 우우우 티켓값만 들이면 볼 수 있는 사람들이 그저 부러울 뿐.;ㅇ;

05/03/21 13:19 | Trackbacks | Comments(15)
집결장소인 교토의 리가 로열 호텔까지는 거리가 멀어서 전날 1시가 넘어서 잤음에도 불구하고
아침 8시 반까지 도착하기 위해서는 6시에 호텔에서 떠야만 했습니다.
졸리고 졸리고... 추웠어요...ㅡ.ㅡ;;
아침에 잠시 고민했지만, 하루종일 밖에서 돌아다녀야 하니까, 하고 두꺼운 패딩 점퍼를 꺼내 입었습니다. 몸도 안 좋고, 어차피 오늘은 여행이잖아요?
아침에 모닝콜을 끄고 도로 자는 바람에 조금 늦었습니다만, 다행히 특급을 맞춰 탈 수 있어서 무사히 지각하지 않고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아니 그런데, 온 로비에 드글거리는 저 아가씨들은!!!
오늘은 여행이 아니던가요? 신사 같은 것들은 보통 산 위에 있으니 한참 걸어야 할지도 모르는데,
게다가 오늘 아침엔 눈까지 오는데, 저 아가씨들, 어째서 어제와 한치도 다름없는 꽃단장 차림인 겁니까!!!
버선에 조리, 기모노엔 가벼운 스카프 한겹. 미니 스커트에 원피스 원피스... 네. 졌습니다. OTL
혹시 일본에선 저게 일상 여행 복장인 걸까요?;ㅇ;


8시 반이 되어도 소집할 생각을 안 해서 늦어지는 걸까 했더니, 잘 살펴보니 사전에 받은 안내문에 적혀있더군요. 8시 반 로비 집합, 9시 출발...ㅡ.ㅡ;;
어제 디너쇼의 인원은 약 120명 정도였습니다만, 오늘의 여행은 약 40여명씩 버스 두 대, 즉 약 80여명의 인원이었습니다.
저는 2호차 맨 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 D님은 제일 왼쪽, 이렇게 되겠습니다. 아아 아슬아슬합니다만,
원래 이 행사는 팬클럽 행사니 일반인을 디너쇼 손님이란 이유로 끼워준 것만도 감지덕지지요.


호텔 로비에서 기다리면서 생각했더랬습니다. 차가 2대니까 하야미상은 앞에 타실까 뒤에 타실까. 한쪽에 타면 불공평하니 혹시 갈 때는 앞차에, 올 때는 뒷차에라든지...*ㅡ.ㅡ*;;
그런데 역시 함께 타진 않으시더군요. 자세히 보니 뒤에 밴이 한 대 있어서 멤버들은 그쪽에 타시더라구요. 아아 아쉬워라.
드디어 출발 시간이 되어서 다들 차에 타고 출발을 기다리는데,
아앗, 앞차에 하야미상이 타셨습니다! 이럴 수가! 앞차에 타고 가시는 걸까요?;ㅇ;
하긴 뭐 그렇다면야 우리 차에도 기회는 있다는 거죠. 일단 앞차를 부러워하면서 출발했습니다.
팬클럽운영진인 듯한 아가씨가 일어나서 교토 출신이라서 안내를 맡게 되었다고 짧게 일정을 안내하고, 그 다음엔 여행사 아가씨가 뭔가 교토에 대해 관광 안내를 시작했습니다만, 네...ㅡ.ㅡ;; 관심이 없었어요.
그나마 팬클럽 아가씨가 하는 말이야 하야미상이랑 관계된 이야기가 나올까 하여 귀를 쫑긋 세웠지만, 머리도 아프고, 춥고, 졸리고 정신은 몽롱하고, 관광 안내가 귀에 들어올 턱이 없지요^^;


앉아서 비몽사몽 헤롱헤롱 하고 있는데,
앗, 갑자기 박수소리가 들리더니 하야미상이 타셨습니다! ;ㅇ;
아아 번갈아가며 타셔서 인사말을 해주시는 모양입니다.
하야미상 오늘도 멋지십니다. 어제 많이 피곤하셨을 텐데, 조금도 그런 티는 나지 않았어요. 여전히 고져스~
어제 디너쇼부터 오늘 쇼여행에 이르기까지 함께 참석해준 여러분에게 감사 인사, 그리고 오늘은 정말로 춥다, 부터 시작해서 이것 저것 이야기를 좀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출석을 부르셨어요!!!

아아, 내 살아생전에 하야미상이 제 이름을 불러주시는 걸 들을 날이 올 줄이야!!!;ㅇ;
한명씩 한명씩 부르시는데 아아 제 이름 차례가 다가오니 어찌나 두근거리던지요.
그 많은 이름, 하야미상 한번 틀리지도 않고 잘도 부르시더군요. 일본 이름은 상당히 읽기 어려운 걸로 아는데 말이에요. (예로, 우리팀 책임자인 팬클럽 아가씨는 나중에 몇 번이나 잘못 읽고 민망해했걸랑요^^;)

부부가 함께 온 분도 있고(너무 부러웠어요! 저도 빨리 시집가서 남편한테 디너쇼 보내달라고 해야겠어요!!!) 딸과 함께 오신 분도 있고, 여동생과 함께 오신 분도 있더군요^^

드디어 바야흐로 우리 차례!
두근두근하고 있는데, 엇! 의외로 제 이름을 먼저 부르십니다. D님이 앞번이라 당연히 D님부터 부르실 줄 알고 있었던지라, 순간 잠시 당황...ㅡ.ㅡ;; (아아 그래도 너무 좋았어요;ㅇ; 그 목소리로 출석을....;ㅇ;)
그리고 다음 순간 D님을 부르시더군요. D님도 말씀하셨지만, 아마 제 성이 로미님 덕분에 조금 더 눈에 익어서 부르시 쉬우셨을 거예요^^

그러더니 미심쩍은 목소리로 혹시 한국에서 왔냐고 하시더군요.
기회는 이때! 하야미상의 눈길을 한 번이라도 더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아니겠습니까.
옆 통로로 목을 빼서 하야미상과 시선을 맞추고 미친 듯이 고개를 마구 흔들어댔어요. (목 안 빠진 게 용하지요...ㅡ.ㅡ;;)
아아 하야미상 놀라셨는지 쳐다보시더니, 스고이네~ 헤헷>.< 네, 감탄해주셨습니다.
이것때문에 일부러 온 거냐고 하시기에 또 미친 듯이 끄덕끄덕.
하야미상 흐뭇하셨나봐요. 그래, 한류 열풍으로 욘사마 붐이 일고 있는데 이 기회에 쇼사마 열풍도 만들자, 안 되면 우리가 한국에 가서... 흐흐흐
정말이지, 이날 아침엔 목소리조차 안 나올 정도로 많이 아파서, 목이 숨도 못쉬게 부어있었거든요, 그렇지만 않았다면, 큰 소리로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이미 한국엔 쇼사마 열풍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하야미상의 팬들이 있다고요.
욘사마 팬들 못지않게 우리도 열렬히 하야미상을 사모하고 있다고요.
네, 그러나 숨만 색색거리면서 강렬한 눈빛으로만 말씀드렸습니다만, 과연 전해졌을지는.....ㅡ.ㅡ
그러더니 언어는 문제 없냐고, 알아듣는 건 괜찮냐고 물으시더군요. 또 미친 듯이 끄덕끄덕.
(네, 사실 말하는 건 문제가 좀 있습니다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하야미상이 말씀하시는 거야 알아듣는 데 문제 없습니다!;ㅇ;)
그랬더니 하야미상께서, 한글 조금 배워봤는데 어렵더라고 하시더군요. 한국어는 딱 한 마디밖에 못하신다고 하면서 안뇽하세요~ 하시는데, 아아 귀여우십니다. 다른 팬들도 따라서 안뇽하세요~ 그리곤 한마디 더 하신 게 부르코기! 불고기가 맛있으셨다는군요.
아아 한국에만 오시면 불고기 따위, 열근이건 백근이건 사드리겠사와요!!!;ㅇ;
다른 말씀을 꺼내려다 마시곤 아아 이건 국제문제가 될 것 같으니 말하지 않겠다고 하십니다.
(네, 그 문제가 맞는 듯해요.)
하여간 기뻤습니다. 외국에서 온 팬이라고 나름 저희에 대한 화제를 꺼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신 게 어찌나 기쁘던지요. (게다가 눈도 여러번 맞췄단 말이에요>.<)

그 다음엔 짧게 질문할 거 있으면 해보라고 하시더군요.
누가 오늘의 패션 컨셉은? 하고 질문하니 바로 <사무이~>라고 하십니다.
우우 정말 추웠어요. 교토 따뜻하다더니, 눈까지 오다니!!;ㅇ;
그래도 제 뚱땡패딩점퍼에 비해, 하야미상의 가죽코트는 너무나 날렵하십니다.(네. 모델이 문제지요...ㅡ.ㅡ;;)
다들 수줍어서 질문을 안 하니 그럼 내릴까, 하시기에 다들 미친듯이 만류했습니다. 흐흐흐
팬클럽 언니가 세시간 내내 여기 계시라고...ㅡ.ㅡ;;
누가 디비디는 안 나오냐고 질문하니까 일단 계획은 하고 있다고 긍정하셔서 다들 광희난무했습니다. 아아 저도 하야미상 라이브 공연 실황 디비디 나오면 꼭 살겁니다;ㅇ;


하여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끝내시고 인사하시고 하야미상이 내리십니다. 아쉽지만 여기 타셔서야 쉬지도 못하시겠지요. 저희 차 뒤쪽의 밴으로 가십니다. 저희는 맨 뒷자리였던 관계로 뒷유리창에 찰싹 붙어서 그 모습만 쳐다봤지요.
팬클럽 언니가, 호텔 메모지를 나눠주면서 나중에 토크타임에 하야미상께 드릴 질문지를 쓰라고 하더군요. 하야미상께 여쭤볼 궁금한 점과 이름을 쓰라고 하기에, 전부터 무척 궁금했던 게 하나 있어서 썼습니다만, 으으 버스가 너무 흔들려서 글자가 이상해지고 말았어요.(네, 사실은 안 흔들려도 나을 것은 없습니다만...ㅡ.ㅡ;;)


첫번째 코스인 寂光院까지는 버스로도 한참 굽이굽이 가는 시골이었습니다. 게다가 버스에서 내려서도 한참 걸어갔어요. 길가에 얼어붙은 배추며 무들을 보고 D님과 한참 웃었습니다. 패딩점퍼를 입은 제가 이렇게도 추우니 아아 저 예쁜 꽃단장 아가씨들은 얼마나 추울까요.
목적지에 도착하니 하야미상이 입구 앞에서 인사를 해주십니다.
우웅 함께 관광하는 것은 아니었나봐요. 아쉽기 짝이 없지만 어쩌겠습니까.
그래도 이렇게 추운 날 몸소 문 앞에 서서 배웅을 해주시니 황감하지 않겠습니까.
저희도 가능한 한 뒤에 붙어서(잠시라도 더 옥안을 뵙기 위해) 서있다가 마침내 하야미상께 인사를 하고 적광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만, 에에... 매우 쬐끄만 암자더군요. 30초 안에 모든 걸 볼 수 있습니다.

다들 정해준 시간보다도 훨씬 빨리 밖으로 뛰쳐나갔어요. 하지만 하야미상은 이미 다음 코스로 출발하셨는지 안 계시더군요. 혹시 밖에 계실까 했는데...
암자 앞에서 파는 교토의 특산물 절임야채며, 이런 저런 것들을 구경했습니다만, 두 사람이 집합 시간에 늦는 바람에 조금 많이 기다려야 했어요. 우우 추운데...ㅡ.ㅡ;; 어디 가나 이렇게 말썽이 생기는 법이죠.


다음 코스는 三千院. 여기까지 엄청난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했어요. 안 그래도 저혈압이라 아침엔 힘든데, 거기에 머리까지 해롱대니 정말 올라가는 내내 비틀비틀... 그래도 속으로 생각했어요. 게다 신고 기모노 입고 올라오는 아가씨들 정말 힘들겠다...ㅡ.ㅡ;;
이제 더 이상은 못 갈 것 같아, 하고 울려는 순간 저 앞에서 팬클럽 언니들이 뛰어 지나가며 격려합니다. <하야미상이 기다리고 계세요~~>
효과 만점!!!
다들 발걸음에 속도가 붙습니다. 네 저희도 예외가 아니죠.
바지런히, 따뜻해보이는 단고며, 센베, 떡구이 등의 유혹을 뿌리치고(늦잠자는 바람에 아침도 못 먹었걸랑요;ㅇ;)
열심히 걸어갔더니 저 앞에서 하야미상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아니 이 추운데서 기다리시는 줄 알았더라면 좀더 바지런히 걸어올 것을...ㅡ.ㅡ;;

드디어 기다리던 단체사진의 시간인 것입니다!!!
버스별로 2조씩, 즉 약 20명씩 찍습니다. 앞차의 사진 촬영을 보니, 아아 하야미상 서시는 자리가 랜덤이에요!!! 이런... 저희 자리는 맨 앞줄 왼쪽에서 3, 4번째입니다. (이런 것까지 미리 지정이 되어있더군요.^^;)
목이 빠져라 기다리다 우리 차례가 되어서 자리를 잡고 서는데, 아아 후회막급입니다.
평생 남을 하야미상과의 기념 사진에 이 뚱땡한 분홍 소시지같은 패딩 점퍼를 입고 사진을 찍다니...
다들 추워도 힘들어도 꽃단장을 하고 왔건만, 추위에 져서 비겁해진 스스로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입니다...;ㅇ; 잠시 벗어볼까 하고 지퍼를 열어보았지만...ㅡ.ㅡ;; 너무 추워서 도로 닫았어요^^;
다행히 저희 추측처럼 하야미상께서 이번엔 앞줄에 서실 모양입니다. 어디로 서실까, 두근두근하는 가운데, 잠깐, 여기 서볼까 하시더니 바로 제 옆옆, 그러니까 D님의 옆사람 옆에 서셨습니다! D님의 옆분은 아주아주 작으셔서 아아 하야미상은 제 바로 옆옆에 서신 거나 다름 없습니다. 아아아아 두근두근두근.
무의식적으로 가방을 바꿔매면서 D님쪽으로 조금 찰싹 달라붙었습니다 헤헷 >.<


아아 대망의 사진촬영이 끝나고 이제 삼천원을 구경할 시간입니다만, 우우 들어가기 싫었어요. 언제까지나 하야미상의 얼굴만 쳐다보고 싶었습니다만, 그러면 곤란하겠지요.
안 떨어지는 발걸음을 억지로 떼서 주춤주춤 걸어갔더니, 시선이 마주친 하야미상께서 상냥한 목소리로,
<관광 잘 하세요~> 하고 웃는 얼굴로 인사를 건네주십니다.
아아 어쩌면 저렇게 평범한 말조차 저렇게 가슴떨리게 하시는 겁니까. 정말 죄많은 목소리입니다;ㅇ;
어제 시디보다 라이브 보컬이 훨씬 좋다고 생각했지만, 마이크 목소리보다도 생목소리는 몇 배나 더 좋았어요.
아아 저 그윽하고도 우아한 목소리라니...;ㅇ; 관광 잘하세요, 듣고 허리가 나가다니, 이런 경악스러운 일이... 정말 목소리가 무기이십니다. 문 안으로 들어서서 D님과 둘이 손을 잡고 십대 철부지들처럼 꺄악거리면서 팔짝팔짝 뛰었습니다. 저런 목소리를 생으로 듣다니, 정말 너무나 오길 잘했다고 새삼 거듭거듭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아까 본 적광원과는 달리, 삼천원은 꽤나 커다란 절이었습니다. 단, 몇 채나 되는 암자 안은 맨발로;ㅇ; 신발을 벗고 다녀야 해서 괴로왔어요. 발이 어찌나 시리던지, 그 안에 있던 보물급의 족자며, 불상이며 따위는 한눈으로 스르르르륵...ㅡ.ㅡ;;
그래도 그 와중에 미친 듯이 스탬프를 찍고 다녔습니다.
네, 궁극초인 아루군이나, 트레인트레인에 나오는 그것, 기념 스탬프 찍기가 절에도 있더군요. 암자별 코스에 따라 범어가 새겨진 도장이 있었는데, 우우 어찌된 일인지 빼먹은 코스는 없는데 제가 스탬프를 발견하지 못했는지 2, 3번 도장은 빠졌습니다. 아쉽더군요^^;(기념으로 쇼여행 팜플렛에 마구 찍었어요)



05/03/20 23:49 | Trackbacks | Comments(7)